시간이 삭제된다. 그리 바쁘게도, 그리 치열히도 살지 않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시간이, 하루가 금세 지나가 사라져버린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눈앞에 닥친, 혹은 다가올 무언가에 급급히 시달리다가 그래도 칼퇴 비스무리하게 일찍이 퇴근하면 날이 아직 밝다. 제 2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간과 하늘, 하지만 막상 하는 것 없이 집에 들어와 수면시간만 착실히 늘려가는 요즈음 주말은 느긋이 사랑하다가 사라져버린다. 내 첫 연애가 이러했다면 지금의 나는 다른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어찌보면 크게 다른 게 없는 것 같다고 결론짓다가도 큰 기복 없이 여유로운, 안정적인 관계가 주는 편안한 마음의 소중함을 아로새긴다. 나의 바램들을 전하는 방법은 차차 정해가는 걸로. 굉장히 별 거 하지 않는데 시간이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