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 연말결산 (1) 피드백

ziin 2023. 12. 22. 23:47
해외로 가족여행도 가고, 이런 날이 오는 구나


언뜻 생각해도 별 거 없는 거 같아 돌아보기 싫은 올해
 
사실 아직 실패에 대해 마음껏 슬퍼하지도, 좌절하지도 못한 애매한 상황에서 모처럼 생긴 혼자만의 시간에, 실패 일주일 만에 드디어 마음껏 울어볼까 싶었는데 막상 슬퍼하려니 실패에 집중이 안 된다. 그냥 생각하기가 싫은 느낌
 
그렇다고 이 시간을 인스타하며 허비하기는 싫어서 연말정산을 강행한다.
(사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연말정산 안하려다가.. 앞으로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살아가야 할 테니 이번에야말로 연말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끝끝내 시작)
 
술 없이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거 같아
하이볼 말아두고 홀짝이며 적는 2023 연말
결산목표는 3잔 안에 다 작성하는 것


[1] 성숙한, 매력적인 사람

 

매력적인 외모 / 中
: 쌍커풀 재수술의 재수술로 인해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된 것은 확실. 피부와 머릿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게 맞는 질 좋은 기초화장품과 탈모예방을 위한 소비들로 내 자신을 가꿔가고 있다
다만 연초에 계획했던 바디프로필...ㅎ 헬스 끊은 거 치고 출석률이 극악이기에 운동 부문에선 많이 부족했다. 더하여 거의 포기하다시피 생얼에 대충 주워 입고 다니던 회사에서의 내 몰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약간의 반성. 내년엔 영업을 할 테니 좀 더 단정한 모습으로 회사를 다니자.

'일'말고도 다른 이야깃거리: 상식 넓히기 / 中
: 분명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억하던 목표였는데 어느 순간 흐릿해져 잊고 지냈다.
약 2권의 책을 읽었고, 몇몇 뉴스기사를 읽었다. 연말부터는 DBR을 구독하기 시작해, 조금씩 읽어나가는 중
의외의 성과는 통신사 VIP 혜택으로 인해 월 1회 영화를 꾸준히 본 것. 덕분에 최신영화 관련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인스타에 절어 사느라 그나마 유행에 뒤떨어지진 않았다
 
Nagative capability 기르기 / 中
: 답이 없는 상황에서 염세에 파묻히기보다는, 견뎌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어떤 게 아닌 지는 알 수 있었던 한 해였다. 폴댄스와 해외여행은 아닌 걸로.
지금까지는 남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나은 것 같은데 다소 수동적인 방법이라 마음에 안 든다

솔직함과 무례함 구분하기 / 下
: 험담하지 못하면 죽는 병에 걸려버린 거 같다. 숨 쉬듯이 험담한 거 같다.
주로 어떻게 해도 절대 좋아지지 않는 특정인에 대한 험담이긴 하지만 어쨌건 그런 걸 표현한다는 것에서 실격
 
절주: 이불킥 금지 / 上
: 본가에 연락갈 정도의 후회되는 음주는 없었다. 장하다
올해는 재재수술과 계속되는 리터치, 그리고 취준 때문에 금주하는 기간이 꽤 잦았다. 회사 회식에서는 거의 술 안 먹는 이미지가 되어버린 수준. 나쁘지 않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2] 추구하던 이미지 체화: 늘 바쁘고, 뭐든 잘하는 사람

 

국무사, OPIC AL, 엑셀 실무 스킬 취득 / 下
: 습득한 게 하나도 없잖아? OPIC 마저 IH 다

영어회화 실력 함양 /
: 8월 쯤 시작한 스픽을 꾸준히는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영어회화 실력이 늘었나? 싶긴 한데... 이전과 다르게 OPIC IH가 단번에 나온 걸 보면 조금 는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스픽으로는 한 세월이 걸릴 거 같다. 단기 집중으로라도 뭔가가 필요하긴 함

경력 포트폴리오 작성 ← 목표 설정 MISS
: 만 3년이 되지 않았기에 경력으론 부족했고, 그래서 신입을 주구장창 써댔다.
2024년에야 경력으로 지원 가능하기에, 연초에 포폴 작성하면 된다. 시기에 맞지 않는 목표 설정이었기에 PASS

투잡 시작하기 / 下
: 투잡은 무슨 취준 병행하기도 빡셌음
 

[3] 목표와 성취, 도전에 관하여

 

나 자신에 대한 불신 없애기: 성공경험 /
: 마지막 신입 지원인 것 같은 삼성에 떨어지고서 나는 정말 실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치지도 않는지 지겹게 다짐하던 배터리 신입. 한 번쯤은 Plan A로 살아보자는 나의 5년 간의 아집은 이제는 정말 접어야 할 때인가 보다.
배터리를 고집한다면 경력이직 밖에 없어 더욱 아득해질 나의 목표
그런데 이제는 어차피 Plan A가 실패한 마당에 배터리를 굳이 고집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플랜 B, C를 시도하면서까지 나는 정말 '배터리' 산업에서 종사하고 싶나?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나는 결국 대기업 전략부서에서 근무하고 그 경력으로 컨설팅펌 이직, 컨설턴트로 일하고 싶었다(혹은 그 반대.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대기업 전략부서로 이직) 이에 있어 산업 유망도와 전문성, 그리고 유난히 이해가 잘 되었던 배터리 산업이 그 무대로 선정이 되었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갑자기 드는 생각. 그럼 그냥 컨설팅에 먼저 가면 되는 일인가? 내년엔 컨설팅 신입도 같이 지원해야 하나? 하면서 잠시 웹서핑. 근데 생각이 쉽지 내가 Big4에 신입으로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또 자신감이 하락한다. 많이 뽑는 대기업도 5년 동안 못 갔는데, 소수의 똑똑이들만 뽑는 컨설팅에 내가 단기간에 갈 수 있을까? 이게 바로 성공경험의 중요성인가.
이렇게 뭔가 새롭게 시작하려는데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내가 패배의식에 절어있어서겠지. 근데 그게 현실인 걸.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집착하며 해봤던 게 없는데. 정말 내가 노력했다고 그래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법한 게 그거밖에 없는데. 그게 결국 실패다보니까 내가 뭔가를 노력한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어떤 일에서든지 떠나질 않는다

미루지 않는 습관: 일상으로까지 정착 /
: 꾸역꾸역 어쨌든 해냈던 올해. 미루고 미루다가 막판엔 안 될 거 같더니 포기했던 예전모습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꾸준함 뿐이라. 정말 이젠 이렇게 살기 싫어서, 나름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채찍질해 가며 해낸 GSAT과 면접준비. 패배감에서부터 전이된 무력감을 조금은 벗어난 거 같아서 이 부분은 나름 뿌듯하다
 

하루에 2시간 '노력시간' 확보 / 中
: 상반기엔 놀았고, 8월부턴 OPIC이니 삼성이니 하면서 일 2시간은 노력한 것 같다. 그러니까 중 등급
루틴으로 하루의 일정한 2시간을 확보하고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의도였으나... 그건 실패


하이볼 세 잔 째.
계획했던 속도대로 글을 써 내려갔나 보다
 
스물 아홉, 나의 아홉수
연초에 눈 재재수술, 전셋집 이사 이슈부터 연말의 중고신입 이직 실패와 인사발령 게릴라 통보까지
생각해 보면 늘 뭔가에 마음 쓰고 있는,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2023년이었다
 
땡스석열 나이면 나 내년도 스물아홉인데 어쩌지?
서른이 되지 않았다는 안도감보다 두 번째 아홉수가 더 무서운 나라면 역시나 패배감에 절은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