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 10

210214: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취업의 목전에서 쓰는 일기. 채용전환형 인턴십 3주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전생에 쉬이 용서받지 못할 꽤나 큰 잘못을 저질러서 그 죗값을 치루는 중이라고 밖에 설명되지 않을 상황. 그래서 지금 나는, 취업의 목전에 있다고 느낀다. 다만 그 결과 발표가 차일피일 연기되는 탓에 유예기간이 길어지는 중이다. 발표예정일을 넘기고서는 명확한 일정이 공지되지 않아 기약없는 기다림만이 계속된다. 주위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려던 계획도 다 무너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시간이 참 덧없고 아깝다. 3년에 가까운 여정. 분명 작년엔 어디든 가자, 며 200개가 훌쩍 넘는 기업에 지원서를 난사했다. 그렇게 많은 기업에 지원하려면 지원 기준을, 기대치를, 마지노선을 낮춰..

2021 2021.06.06

201121: 노력의 과대평가

요즘 아침/점심/저녁 고정. 6주째 맨날 먹어도 맛있는 거 실화일까. 얘네라도 좋으니 많이 먹고 싶다. 노력. 노력. 노오력. 노력 신봉자가 되어버리는 나는 젊은꼰대가 되어버린 듯 하다. 그런 노력 중독자도 성과 없는 노력에는 슬슬 지쳐가고. 성과에, 성공에 목말라 새로운 노력거리를 찾은 나는 진정 노력중독자, 이정도면 중증인 듯 운동을, 체중 감량을 노력의 목표로 잡기까지는 꽤 많은 이유가 있었다. 1. 외부요인의 개입 없이, 오로지 나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 내 노력이 의미 없는 취업 목표에 지쳤다. 2. 체중감량 최적의 시기. 삼시세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시간도 널널하고 애인도 없으니 방해물도 없고. 3. 요즘 사람 만나기 싫은데, 좋은 핑계거리가 될 수 있어서. 4. 30대 되면..

2020 2021.06.05

201021: 짧은 근황

짧은 근황의 글. 단순한 기록을 위한 글. 9월부터 10월의 지금까지 한 거라곤 취업준비 뿐이다. 자소서와 자소서와 자소서를 쓰고, 드물게 인적성과 거의 없다시피 한 면접. 지금까지 76개의 자소서를 썼고, 33개가 탈락, 1개의 인적성 탈락, 1개의 면접 탈락 진행 중인 전형은 없다. 이번 시즌 100개의 자소서를 쓰는 게 목표인데, 어렵지 않게 달성할 듯 하다. 다만, 서류 합격이, 면접의 기회가 이번 시즌에 몇 번 찾아올 지. 그저 아득하다. 5시즌 째, 26개월 째 취준생. 지겹다. 나는 어느 부분이 그렇게나 부족한 사람인 걸까. 사실 안다고 해서, 그걸 내가 채울 수 있을까.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것들이 부족한 걸 수도 있어서, 알기 무서우면서도, 답답해서 이젠 알고 싶다. 자소서로 뭔가가 결정..

2020 2021.06.05

200827: 반추용 희망 조각

같이 마시고 싶은데 말 실수 하기 싫고, 혼자 마시고 싶은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생판 남이랑 술 마시고 싶다. 해도 안 될 거 같은 날들의 연속, 그래서 시도하고 싶지도 않은 날들의 연속, 그 연속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그마한 생각이 드는 순간을 굳이 기록하기 위함. 아무 일도, 아무 사건도 없었고 일어나지 않았지만 취미와 특기는 계획하기. 그 장점을 십 분 살렸더니 뭔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말 그대로 시간을 죽이던 요즘, 이 죽이던 시간을 이젠 살려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사실 어제는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해봤자 안되고 영원히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하루 자포자기 수준으로 큰 생각과 기대 없이 썼던 MR 서류에 덜컥 붙고. 와중에 미묘한 합격률. 낮..

2020 2021.06.05

200816: 자극

사실 일기를 두 개 써야했는데, 밀리느라 두 개의 감정이 하나의 글에 들어가버릴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감정의 덩어리가 커서, 밀린 일기부터 차근히 써야겠다. # 자극 1 _ 만남 반성할 일이 하나 있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내 자신의 탐구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외부에서의 자극과 배움도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은 땅굴만 팠다. 늘 그랬던 일상에 늘 그런 것들만 반복하다보니 변할 수 있는 자극마저 없었다. 자극. 사실 굳이 노력해야 생기는 것. 그게 귀찮았나, 사실 나는 바뀌고 싶지 않았던가. 아무튼 매일 하는 것만, 만나는 사람만 유지하다가 요즘 새로운 자극들을 받았다. 생각의 분야와 관점도 조금 더 다양해졌다. 새내기시절, 무척이나 따랐던 언니오빠를 만났다. 고맙게도 언니가 연락을 먼저 해..

2020 2021.06.05

솔직한 자소서 (1) 성격의 장점

한국인이니까 마늘을 왕창 넣었는데 1/5만 먹은 나는 한국인이 아니었나보다 그들이 원하는 자소서만 써대다보니, 이젠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서. 진짜 나를 기억하기 위한 솔직한 자소서 기록 시작 [ 성격의 장점 ] 1. 성장욕구로 인한 자아성찰 늘 생각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현재 자신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 그래서 자아성찰이 취미 수준이다. 현 상태의 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방식이라 생각한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현재를, 현재를 바꾸기 위해선 행동을, 행동을 바꾸기 위해선 생각을, 생각을 바꾸기 위해선 사고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의 나를 위해 더 나은 사고 방식을 갖고자 노력한다. 요즘 자주 생각하는 것..

2020 2021.06.05

200801: 대충 산다

요즘 대충 산다. 두 의미 다 맞다. buy & live. # 1 _ 대충 산다(buy) 물건의 하나부터 열까지... 가격은 물론 크기, 후기, 예상 사용 빈도 수 등등. 모든 걸 고려하며 구매를 망설였던 내가 무색할 정도로 요즘은 대충 산다. 키워드는 '이왕이면', '마침', '예전부터'. 예전부터 요거트 용으로 사고싶었던 작은 볼. 마침 배송금액도 맞춰야하고, 집에 있는 접시가 몇 깨졌으니까. 접시크기가 가늠이 안되는 와중에 10.5cm와 14cm 중 이왕이면 큰 걸 사자는 마음에 샀던 JAJU의 유리 볼. 도착한 건 투명한 국그릇. 토핑을 푸짐히 올려도 절반이 채 안 찬다. 가용금액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왜이리 소비에 둔감해진 걸까. 작년 말에 소비에 관해 쓴 글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꼭 필요..

2020 2021.06.05

200723: Prima Donna

이젠 풀을 사먹어도 돈이 아깝지 않다 그렇다, 일기를 쓸 생각이 들었다는 건, 생각할, 다짐할, 곱씹을만한 일이 생겼다는 것. 1. 의지가 없다면 환경을 바꿀 일 의지박약이라고밖에 설명되지 않는 나 자신.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공백기 속에 뭐라도 채우긴 채워야 하는 시간들. 좀처럼 행동하지 않는 나 자신을 이젠 그만 믿어보고, 본가에 내려왔다. 의지라는 말도 그닥 필요해보이지 않는, 계획과 끈기와 성실함의 화신인 동생 옆에 일단 앉아라도 있으니 뭐라도 하긴 하게 되더라. 이로써 판명. 내 의지의 원동력은 타인의 시선이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취준의 실패들은 고사하더라도, 자신의 계획마저 지키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을 가족에게 보이기 싫어서 본가에선 그나마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혼자 살면 안될 거..

2020 2021.06.05

200624: 미뤄왔던 것,

드디어 읽어야겠다는 책을 읽었다. 이번에는 형광펜을 쳐가며 읽어야겠다며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온 게 1월. 6개월이 지나서야 했다. 당시에는 센세이셔널한 대단한 책, 내 삶에 적용해야지 하며 흥분했었던 거 같은데. 몇 번이고 다시 봐서일까, 그정도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서사내용보다는 이론의 적용에 집중해서 읽은 것 치곤 막판에 눈물 뚝뚝. 무엇을 핑계로 뭔가를 계속 미뤄온 걸까. 취업을 준비한답시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온세상의 잡다한 일이 가득한 SNS를 몇 시간이고 쳐다보는 건 그렇게 꼬박꼬박 했으면서. 해야겠다, 하고싶다 하는 개인적인 일들은 계속 미뤄왔다. 남들에겐, 쿨해보이려고 '마음의 여유가 요즘 없네'라는 말만 앵무새마냥 읖조렸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대체 나는 무엇이 문제인..

2020 2021.06.05

200512: 아무리 달려도 바깥 풍경이 변하지 않는다

일기를 쓰고 싶었다. 블로그형식이 제일 손이 갔다.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진 않은데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런 이상한 관종스러운 마음에 선택한 구글 블로그. 솔직히 네이버 블로그가 사용하기도 더 편하고 레이아웃도 더 예쁜데, 많은 지인들과 이웃이기에 불가피한 선택 그렇다, 솔직한 마음으로 땅굴을 파며 우울을 곱씹을 예정이라, 근데 또 이런 부정적인 모습, 안되는 모습들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런데 또 누군가에게 공감을 받고 싶어. 이상하다. 18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4시즌, 2년 째 취업 준비 중이다. 아무리 달려도 바깥 풍경이 변하지 않는다. 2년째 거절만 당하는 나날은 퍽 즐겁지 않다. 나는 자신의 업무적 능력이,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이 자신감과 자존감의 원천인 사람. 내 자신을..

2020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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