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1021: 짧은 근황

ziin 2021. 6. 5. 22:56

인생영화의 제일 먹먹한 장면

짧은 근황의 글.

단순한 기록을 위한 글.

 

 

 

9월부터 10월의 지금까지 한 거라곤 취업준비 뿐이다.

자소서와 자소서와 자소서를 쓰고, 드물게 인적성과 거의 없다시피 한 면접.

 

지금까지 76개의 자소서를 썼고, 33개가 탈락, 1개의 인적성 탈락, 1개의 면접 탈락

진행 중인 전형은 없다.

이번 시즌 100개의 자소서를 쓰는 게 목표인데, 어렵지 않게 달성할 듯 하다.

다만, 서류 합격이, 면접의 기회가 이번 시즌에 몇 번 찾아올 지. 그저 아득하다.

 

5시즌 째, 26개월 째 취준생. 지겹다.

나는 어느 부분이 그렇게나 부족한 사람인 걸까.

사실 안다고 해서, 그걸 내가 채울 수 있을까.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것들이 부족한 걸 수도 있어서, 알기 무서우면서도, 답답해서 이젠 알고 싶다.

 

자소서로 뭔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사실 자소서는 일정 수준만 넘으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어느정도 퀄리티는 된다고 생각해서, 양산형으로 마구잡이 지원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붙질 않는다.

내 최선의 경험들이 거절당한다. 그런데 정말 그게 최선이라 이제 나는 대안책이 없다.

 

주위에서 보기에도 나는 퍽 불쌍한가보다.

자꾸 밥을 사주고, 커피를 사주고, 용돈을 보내주고, 기프티콘을 보내준다.

고마우면서 화가 난다.

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닌데.

 

그래서 그런가, 그냥 아무랑도 연락을 하고 싶지 않다.

SNS도 지우고, 카톡도 없애고 싶다.

그냥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싶다.

 

 

 

실업급여를 처음 신청하며, 설마 마지막 수급인 11월까지 꽉 채워 받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수급기간 동안, 돈 걱정은 크게 없이 아르바이트도 계약직도 찾지 않고 정규직 구직으로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기간을 꽉 채우고도 부족한 나는, 이젠 계약직 공고도 봐야 한다.

 

남은 내 삶이, 일상이, 기대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회사에, 산업에 종사할 확률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현실을 이제 나는 안다.

어딘가 되는 대로 들어가서, 시키는 일을 하고, 그저 그런 월급을 받으면서 그렇게 살아가겠지.

현실과의 타협을 넘어 순응 그 자체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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