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20403: 굳이?

ziin 2022. 4. 4. 01:06

풀이 왕크니까 왕좋다! (수영 가능)

오미크론에 걸리고, 2키로가 빠졌다.
사실 오미크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헬스장에 가서 몸무게를 쟀더니 그렇더라.
움직이지도 않고 먹기만 했는데.. 근육이 빠진 게 분명해.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와 우리집에 피신왔던 남자친구가 결국 확진자..!
실평수 7평의 조그마한 원룸에서 하루종일 붙어있었던 나도 당연히 확진자..!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서 무려 17일 동안 남자친구와 우리집에서 함께 지냈다.

기타 데이트 날짜까지 더하면, 3월 한달 중 22일을 남자친구와 함께했다.
이정도면 사실상 가족..

누군가와 같이 지내다보니까,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잘 하지 않아서인지, 이번달은 크게 우울하지 않았다.
(주로 혼자 있으면 땅굴을 파는 편)
정신건강에는 좋았던 이번 달.

회사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육아휴직 후 복귀하신 선임님과 페어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넘치는 열정이 부담스럽다.
굳이? 라는 질문들이 계속되지만 시키시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2년차(사실상 신입과 동급)는 침묵한다.
그리고 엄청 쪼으시는 스타일이라, 매일 허덕이면서 업무를 쳐내고 있다.
그래도 체계적으로 일하시는 부분은 확실한 배울 점.

업무에 대한 회의감이 MAX였던 이번 달.
작년엔 담당 사업장이 있고 명확한 매출 목표가 있었던 반면
불명확한 R&R이 특징인 올해, 팀막내는 온갖 귀찮은 일 서포트만 하느라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관심도 없는 쇼핑몰 업무. 이해할 수 없는 팀장님.
설상가상 팀장님 가족분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회의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기도,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업무를 만들어가기도 '굳이?'
어차피 나갈 회사, 굳이 싫은소리 해가면서 뭔가 열심히 해야하나? 싶다가도
(언제쯤 이직할지.. 가능하긴 한 건지...가 제일 관건)
이렇게 아무말도 안하고 호구처럼 일하면 정말 나를 호구로 보게 되는 게 싫기도 하고.

회사생활에 드는 감정은 '굳이?'다.
굳이 이 일을 그렇게 복잡하게, 일을 키워서 해야 하나?
굳이 이 일을 왜 나에게 시키는 거지?
굳이 이 일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말해야 하나?
고집을 부려 구태여, 왜?

내가 해결하지 못할, 안할 문제라면 그냥 포기하고 내 삶을 살아야지.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엔, 잠시 머물 그곳이 나에게 너무 하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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