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20605: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지는가

ziin 2022. 6. 5. 22:21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내 알.. 너무 마음에 들지만 무난한 가방도 필요해졌다

희망과 절망의 5월

꿈과 현실의 간격은 여전히 아득하다

 

붙으면 어딜 갈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할 만큼 (나름) 마음에 들었던 두 회사에 결국 탈락하고

(아직 하나는 결과가 안 나왔지만 내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 없지)

 

역시나 붙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는걸, 김칫국만 한통을 통째로 마셨다

실낱같은 끈을 부여잡고 꾸역꾸역 버텨내던 회사 업무에 결국 핀트가 나가버린 요즈음

 

아직 하반기가 있잖아,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하반기를 시작하려니 그 불확실함에 벌써부터 지치고 지친다.

 

이상하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심장이 두근대던 그날 오후, 인적성 탈락을 확인했다.

이제는 내 몸이 먼저 아는 전형 결과 발표날

 

집에 오는 버스에서 괜시리 눈물이 났다.

이노베이션 떨어졌을 때도 울지는 않았던 기억인데 (아닐 수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성공한다는 마음도 그저 내 위안에 불과한 것 같고

창밖 세상은 결국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나는 대체 언제 자취를 남길까 생각도 들고

닿지 못할 이상만을 추구하니까, 결국 힘들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거겠지 생각도 들고.

 

약속 장소에 가는 동안 이 눈물 다 짜내버리자, 하고 찔끔대던 퇴근길

결국 남자친구와 함께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도 찔찔 울었다.

나 이제 좀 성공하면 안 되나. 아직도 부족한 걸까.

 

그날 이후 남자 친구는 우울할 틈을 주지 않고 붙어있는다.

간만에 홀로 현황을 되돌아볼 틈이 나서 써 내려가는 5월 월간 일기.

열흘만에 곱씹는 나의 실패와 우울은 조금이나마 객관화가 된 것 같기도.

되는 일 없는 실패자라는 감정이 옅어지고, 뭐 늘 그렇듯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도 슬쩍 든다.

 

그리고 짧게 회사 얘기.

불명확하고 불균형하게만 느껴지는 업무분장에 분노 MAX

수차례에 거친 소심하지만 대담한 폭로전으로 얼룩진 5월.

육아휴직 가시는 책임님의 업무는 누구의 것이 될까.

 

다음 달까지만, 아니라면 상반기까지만.

곧 떠나갈 거니까 버티자는 생각만 가득했건만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취준 기간에 느낀 절망감이 아직은 짙어서, 무작정 퇴사하지는 못하는 요즈음.

 

-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질까.

살아가는 능동적인 사람들만 있는 세상은 아니니까.

살아지는 사람들은 무엇 때문일까.

 

살아갈 목표가 몇 년째 아득해.

절대적인 노력도 의미 없는 목표라 더욱 아득한 나의 목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살아지고 있는데, 이런 나에겐 무엇이 소중할까.

굳이 찾고 싶지 않은 답. 그걸 찾으면 이젠 살아가지 못할 것 같아.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상반기 결산 - 연간목표 달성 현황  (1) 2022.07.31
220717: 45일 일기  (2) 2022.07.18
220508: 저는 어엿한 으른입니다  (1) 2022.05.08
220403: 굳이?  (2) 2022.04.04
220301: 하긴 했는데,  (1) 2022.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