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30529: 허비

ziin 2023. 5. 30. 00:21

우연한 전시회에서 유일하게 건진 한 줄

4월에 이어 5월도 허비 중

이정도면 성인 ADHD가 아닐까 할 정도로 진득하게 앉아서 하나의 일을 끝내지 못한다, 집중력 3초

2시간 정도 이 글을 써내려가는 중에도 손발톱을 깎고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고 녹차를 타고 기타등등

2줄 쓰고 다른 일 하고, 다시 2줄 쓰다가 핸드폰을 보는 것을 무한반복하는 기염을 토하는 중

 

핸드폰이 문제인가, 구글타이머라도 사서 집중하는 연습을 다시 해야하나

어째 점점 퇴화하는 중인 것 같네


드디어, 쌍커풀

작년 11월 재수술 이후로 장장 반 년만에 드디어 사커풀이 아닌 쌍커풀이 되었다

 

너무나도 또렷하게 접히던 겹주름 때문에 화장도 거의 하지 않으며 외모를 포기한 게 익숙해질 무렵

마침내 수술로부터 6개월이 지나 A/S(라 적고 세 번째 재수술이라고 읽음)가 가능했다

지방재배치 위주의 수술이 끝나고 붓기가 덜하다고 좋아하던 나를 비웃듯이

여지없이 겹주름은 한쪽 눈에 또 다시 나타났고.. 또 다시 필러로 응급처치

 

어쨌건 이제는 두줄, 쌍커풀이 완성되었다

내 왼쪽 눈은 필러 덩어리... 6개월 후에 필러가 사라진 후에도 내 눈은 쌍커풀이길.. 

 

이와 별개로 수술을 핑계로 헬스를 1달 쉬고 있다, 너무 좋아!

의지의 부족으로 자주 가지 않은 것 치고는 하루종일 숙제를 하지 않은 듯한 찜찜함이 늘 마음의 짐이었는데 간만에 편하다

 

그리고 뭔가... 뭔가... 얼굴이 노잼이 된 느낌이야

남자친구는 울퉁불퉁한 쌍커풀로 제일 눈에 띄던 부분이 자연스러워져서일 뿐, 크게 달라진 건 없다지만

분명 눈만 떼놓고 보면 훨씬 나은데.. 얼굴 전체적으로 보면 뭔가 노잼이고 심심해진 느낌이랄까

아직 화장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단 생각하기로 해

 

엄마의 서울여행

옆자리 책임님의 도움으로 어째저째 예매한 조용필 콘서트

콘서트는 처음이라는 엄마가 예상만큼 좋아하셔서 뿌듯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처음 갔을 때의 그 비현실적인 황홀함을 아직 잊지 못한다

내가 좋았던 경험들을 선물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이왕 서울 온 김에 며칠 계시다가 내려가셨는데

내 우울과 갈망에 대해, 어리숙했던 어린 엄마의 영향이라며 미안해하시는 걸 보고

아, 나 어서 벗어나야겠구나

포기를 하든, 타협을 하든 어서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고 느꼈다.

 

기어이 주변에게까지 옮는 어두움

 

긴축재정이니 직접 해먹기

까만 건 김치찜.. 이래뵈도 맛 나쁘지 않.... / 이제야 성공한 집들이 음식

조용필 티켓을 현금결제 했더니 빈곤했던 5월

앗 그건 4월 이야기구나. 정정, 경조사비로 빈곤했던 5월

그 경조사 말고도 친구들 생일선물 좀 챙겨주다보면 금방 예산초과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직접 해먹은 음식 사진이 많은 5월

어째저째 식료품이 생길 일도 잦았고, 알뜰살뜰하게 냉장고를 파먹으며 끼니를 해결했다

 

주변 친구들의 결혼이 구체화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의 결혼에 대해 생각하노라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결혼 자체를 하는 게 맞는지부터, 언제, 누구와, 어떻게 등등

 

지금껏 그랬듯 망설임과 똥고집으로 황금기를 놓치고 철지난 노력을 하게 될까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지금 아무런 확신도 없이 인생 중대사를 결정하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슬쩍 가능성을 던지고서는 또 태평하게 지내는 남자친구

눈치가 빠른 남자친구라서 뭔가 계획이 생각이 있는 거 같긴 한데

굳이 내가 얘기를 꺼내기엔, 딱히 의견도 없으면서 괜히 재촉하는 거 같아서 꺼려진다

그저 늘 하던 사사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현재를 사랑하는 중

 

 불만종자

팀에 걸즈들이 많아서인가

작년부터 스물대던 분위기가 올해는 완벽하게 친목으로 형성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친목 분위기가 불편하고 또 불편하다만

제대로 빠지지도, 그렇다고 완벽히 동화되지도 못한 채 애매히 껴서 사사건건 불퉁대는 나 자신이 참 못났다

 

비단 어울리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요즘 내가 생각해도 매사에 불만이고 우울해하고 짜증낸다. 이쯤되면 내 문제인 것 같은데

이전까진 그래도 최소한의 이유 있는 부정, 염세였건만 요즘에는 그냥 내 마음에 안 들면 모든 게 짜증나고 무엇이든 불만족스럽다. 심지어 그걸 숨기지 못하고 있는대로 표출하다니, 최악이다

 

이게 반복되니 극단적인 생각이 늘어가고.. 저녁엔 가끔 찔찔 울고..

가시돋친 갑분싸 발언으로 다른 사람들 눈치보게 만들고..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모든 걸 그만두고 끝내고 싶다. 인간관계도 일도, 그냥 모든 걸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용기없는 나는 또 출근해서 또 불퉁대겠지

 

노력하면 바뀔 수 있을까

 

무념무상이라면 사실 포기한 걸까

요즈음 아무생각 없는 미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또 그렇기에는 아직 버릇이 남아 미래를 위해서 어렴풋하게 뭔가를 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편

 

또다른 버릇마저 그대로 남아 계획만 세우고 역시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변화하고 싶긴 한 건지. 노력해보고 싶긴 한 건지. 이젠 나도 모르겠어

 

자꾸만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고, 미루는 이유는 뭘까

해도 안 되는 걸 더 이상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게 무념무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사실 나는 포기한 게 아닐까? 포기한 사람의 행동이지 않나, 요즘 나

근데 포기다 아니다 생각하기도 싫으면 어떡하지. 의욕이 안 나.

포기든 아니든 뭔가 결정이 나면, 그에 따른 앞으로의 플랜도 짜야 하는데 그게 영 귀찮다

그냥 다 귀찮다.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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