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40129: 생각이 없을수록 편안한가 봅니다

ziin 2024. 1. 29. 23:23

 

마지막 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안녕 2023

 

 

최근 몇 년은 새해 일출을 챙겨봤었는데,

이번에는 마지막 날 일몰을 챙겨보러 서해로 출격 

 

요즘 유행인 윤슬 사진도 찍어보고, 조개구이도 먹고.

다사다난 아홉수와 작별,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알코올 없는 연말/연초도 참 오랜만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확실히 음주량/횟수 모두 현저히 줄었다. 좋아!

 

 

이달의 음식

 

고구마치즈스틱

 

고구마가 왕 많길래 사부작 만들어본 고구마치즈스틱

쉬워 보여서 재료 사서 사부작 사부작 해봤는데 생각보다 맛없다.

고구마무스와 스트링치즈가 따로 노는 느낌?

 

우삼겹숙주배추찜

 

전자레인지찜기가 생긴 김에 도시락으로 싸 본 우삼겹숙주배추찜

약간 샤브샤브와 편백찜 그 어딘가의 맛. 맛있다.

심지어 재료 씻어서 쌓기만 하면 되어서 왕간단

 

다만 한가득 욕심껏 눌러 채워도.. 전자레인지 돌리면 양이 팍 줄어든다. 다 먹으면 배고픔

 

당근김밥

 

놀러 가는 거 아님, 무슨 날 아님

그저 정말 당근김밥이 먹고 싶어 싸다 보니 5줄이 되었다.

(생각보다 일정한 간격의 칼질에 괜시리 뿌듯) 

 

도저히 혼자 다 못 먹을 거 같아 회사 도시락 동료들 나눠주려고 했었는데

그날따라 외근에 재택에 일정 하나도 안 맞아서 결국 나 혼자 다 먹었지..^^

 

최소 반 년동안은 생각나지 않을 거 같은 수제김밥

채칼 샀다고 신나서 만들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줄지 않았고 영광의 상처만 생겼다

 

치즈김치볶음밥

 

이 볶음밥 갑자기 왜 만들게 되었지?

뜬금없이 뇌리를 스치는 메뉴에, 대강 재료도 다 있고, 후다닥 만들어 본 김볶밥

백종원 레시피는 뭔가 맛이 애매해서 이담엔 다른 레시피 도전해 보기로 한다

 

전부터 느끼는데 내 피자치즈 드럽게 안 녹는다.

냉동이 문제일까 싶어서 해동해서 뿌려도 결국 잘 안 녹음

진짜 뚜껑을 덮어놓고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다 녹는 걸까?

성격 급한 나는 한 절반쯤 녹은 거 같으면 그냥 우적우적 먹음. 그래도 맛있다. 치즈 굿

 

 

새롭지 않지만 새로운 업무

 

2년째 구매한 업무 다이어리, 왕쥬아

 

2년 만에 업무가 바뀌었다.

 

그것은 바로 신입 때 했던 업무(!)

새로운 업무는 새롭지 않은 일이었다는 것이 넌센스

 

하지만 그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인원의 절대적 부족이 나에게는 기회, 고연차만 맡는 대규모 업무를 저연차인 내가 맡게 되었다.

오랜만의 영업 업무가 좀 어색하긴 하지만 금방 적응되리라 믿으며

 

파격적인 인력축소에 일당백도 부족한 상황.

와중에 유일한 업무변경자인 나는 은연중에 하루빨리 익숙해져서 우리 파트에서의 1인분을 해내야겠다는 압박관념이 존재한다. 파이팅 하고 싶지는 않은데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랄까.

 

첫 지방사무소 방문

 

사실 제일 고무적인 부분은 업무환경이다

 

계속해서 스트레스받아 왔던 팀 내 인간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소수지만 다들 착하고 잘 맞는 사람들과 함께 업무 하니 요즘 회사 가는 데 큰 스트레스가 없다

무엇보다 친목을 위한 눈치, 불균형한 업무량에 대한 분노가 사라지니 마음에 강 같은 평화가 찾아옴

 

취준생활과, 지난 2년간의 힘겨운 친목 생활을 통해 내 사교성은 박살이 나 버린 모양이다

친목을 다지는 행위가 너무 어색하고 내가 잘 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 누군가와 업무 외 얘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어색하고 노잼인간이 된 거 같아 별로 얘기를 하고 싶지도 않아..

 

비단 환경의 탓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내 자신의 문제도 확실하다. 부정적 감정을 너무 쉽고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특히 제발 정말 제발 남 험담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툭툭 던져진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하기 싫을 정도다.

 

올해 새로운 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데도 내가 노잼인 게 바로 느껴지니까 먼가 자존감 떨어진다 후..

진짜 동호회든 뭐든 해서 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해야 할 것 같다. 이러다가 정말 사회성 제로가 되면 어쩌지

 

 

내게도 서울에 추억이 생겼다

 

 

내게도 서울 속에서 두고 온 추억의 장소가 생겼다는 게 신기하다.

아 맞다, 나 이제 서울살이 10년 차였지.

 

예전 살던 지역 근처로 1박 2일 추억투어를 하고 오니 또 뭉클하고 그렇다.

대학시절, 취준시절을 보낸 지역이라서. 절대적 체류시간이 길었던 시절이라서 그럴까, 하나하나 다 선명하다. 눈에 담기는 풍경마다 얽혔던 에피소드들이 무한히 자동재생

 

일상이 비일상이 되고, 그걸 그리워하는 순간을 오랜만에 체감하자니

신림도, 광화문도 언젠가 그런 존재가 되겠지.

 


 

그리고 1월의 내 정신상태에 대해 되짚어보자면

방향을 잃은 나는 그저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

 

취업한 친구들이 퇴근하면 할 일이 없고 참 심심하다고 했던 게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이제야 슬슬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저녁 먹고 뒹굴대다 자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그저 지나간다.

 

자기계발 ALL STOP

뭐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중

가장 기본적인 운동도 그냥 다 만사 귀찮아서 그저 시간을 축내고 있다.

 

관계에 대한, 미래에 대한 고민도

뭐 하나 포기할 용기가 없는 나는 결국 결정을 미룬 채 시시한 SNS 속을 부유하는 중

 

나 그냥 이대로 좀 살면 안 될까, 싶다가도

젊은 날을 이렇게 허비하면 분명 후회하는 순간이 올 텐데

분명 지금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걸 나중에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게 될 텐데

 

하지만 그런 불안도 잠시, 눈 감고 자버리면 모든 게 다 사라진다. 편안 그 자체

이렇게까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행복하고 편안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그냥 좀 더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지내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면 나 이제 글러먹은 걸까.

80%의 달콤한 나태와 20%의 막연한 불안감의 기묘한 균형이 넘실대는 오늘 밤

 

2월에는 내 불안이 조금 더 행동으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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