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뭐 연말정산 할 게 있는 한 해인가 싶다
사유 : 목표가 없었음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2025
결혼하고 정신차리면 한해가 지나있을 것
그리고 그것은 아주 적중했다
그래도 1년을 흘려보내지는 않았겠지, 하며 되돌아보려고 앉으니
어느 관점에서 피드백해야하는 지가 좀 애매하다
지금껏 목표의 달성도를 평가하며 한 해를 되돌아보곤 했는데
애초에 올해는 목표도 없었고 노력도 크게 없었던 지라
그냥 대충 생각나는 챕터 위주로 2025를 정리해본다
새로운 경험 : 경기도 거주

전세집 만기와, 신혼집 입주까지 애매히 떴던 6개월
월세금도 아깝고 기획업무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택한 오산행
물론 서울로 다시 돌아오기 위한 나름의 수많은 장치들을 해 두었지만
팀이 새로 생기면서 싱겁게.. 당연히(?)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것마저 아주 적절한 시점이라 너무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던 집 이슈들
서울에서 11년을 지내고 처음 내려온 오산의 느낌은
유령도시 그 자체였다. 어마무시한 공실률
그래서 엄청 한적한 느낌이었다
한적하지만 필요한 것들은 모두 있다
근데 차가 있어야 좀 생활이 될 거 같긴 하다. 극악의 대중교통
주에 2~3번 서울출근을 하느라 서울이 참 멀었지만
가끔 서울 간다고 생각하면 못 갈 거리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내 할 일 하면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꼈다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서울에 살면서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대단한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긴 하다
문화생활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핫플을 찾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생활반경 생각하면 서울사나 오산사나 똑같은 수준이긴 한데
마음 먹었을 때 큰 부담 없이 어딘가를 바로 갈 수 있다는 자유가 좋아 서울에 살고 있는 거 같다
(그렇지만 가봤자 집 앞 스타벅스가 전부)
오랜 숙원 : 뉴욕 여행

해외여행에 아무런 욕심이 없는 내가 유일하게 가고 싶던 곳, 뉴욕
취업하고 빈 시간에 갈까,
리프레쉬가 생기면 그때 갈까,
뭔가 생각은 많았지만 결국 가게된 건 신혼여행으로
다만 가고싶다고 어필했던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계획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계획의 전권을 일임했기에..
체감상 패키지 수준으로 졸졸 따라다녔던 여행
그래서 좀 아쉽긴 하다
나는 뉴요커의 일상을 엿보는 생활밀착형 여행을 원했는데
토막토막 시간을 잘라 온갖 유명 관광지들 전부 둘러보는 전형적인 관광여행을 하고 옴
하지만 그게 싫었다면 내가 의견을 적극 피력해야했었음
계획에 아무런 참여도 하지 않았기에 불만을 말할 자격도 없었다
그리고 문제의 월스트리트.
고학력 월가 직장인들의 치열한 일상을 엿보며 열정의 기름붓기 하고 싶다는 게 뉴욕여행의 목표였으나
실상은 황소불알 만지려고 1시간 줄이 길게 늘어선 전형적인 관광지..
내가 원하는 느낌을 맛보려면 그냥 하루 일정 비우고 출근길,점심시간,카페,퇴근길 위주로 그 근처를 어슬렁거렸어야 하나
근데 어쨌건 사무실에 콕 박혀서 열심히 일하겠지.. 여행으로 가서 주변을 서성인다고 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나 싶기도 하다
어쨌건 뉴욕은 참 예뻤다
도시뷰를 좋아하는 나에게 최적화 된 곳
시선마다 닿는 건물이, 거리가 참 예뻤던 뉴욕
왠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 같다
막 엄청 다시 가고 싶고 꼭 다시 !! 라는 생각은 안 든다
그렇다면 잘 즐기고 온 여행일 지도
큰 변화 : 결혼

2025년의 가장 큰 일은 결혼이다.
솔직히 아직도 안 믿기긴 한다. 내가 결혼이라니
지금 이 사람과 하지 않으면
뒤늦게 결혼이 힘들어, 그냥 그때 할 걸, 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 거 같아
그래서 해버린(?) 결혼
아파트에 살게 된 점이 매우 쾌적해서 좋다
드디어 잠자는 공간이 분리되었다는 것이 그저 감개무량
스무살 고시원부터 기숙사, 반지하, 오피스텔을 거쳐 아파트 입성까지
그리고 이사를 염두에 두며 물건 구매를 자제하는 일도 없어서 좋다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것은 생각보다 덜 불편하다
내가 뭘 크게 안해서 덜 불편할 지도.
지금은 집에서 밥먹고 잠자고 핸드폰밖에 안 보니 뭐..
신경을 아예 안 쓰려면 안 쓸 수도 있는 구조인 거 같은데
애매하게 신경 쓰고, 뭔가 내 입맛대로 통제하려고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다 문제고 스트레스일 구조일 거 같기도
그럼 그냥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이름으로
처음부터 포기하고 방치하는 스탠스가 맞나..
아직 잘 모르겠다.
이제 개인적인 뭔가를 한다고 생각하면서부터는 불편할 거 같긴 하다
당장 운동시간에 따라 식사시간이 안 맞는데 그것도 엄청 신경쓰임
그리고 이제 내 인생에서 로맨스는 끝났다는 게 좀 서글픔
이젠 영화나 보면서 대리만족 해야지 뭐
크게 노력하고 준비한 것 : 결혼식

평균보다 대충 준비했다고 생각하는데도 뭐가 엄청 많았던 결혼식
내가 '식'을 위주로 준비했다보니 1년 동안 결혼식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게 없는데
그땐 대체 뭐가 이렇게 많아서 스트레스 받았지?
평생에 1번이라 실패하거나 아쉬워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커서 였던 거 같다
지금 돌아보는 나의 결혼식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다이어트 너무 못한 것 빼고는 모두 만족스러움
아마 이젠 없을, 내가 주인공이었던 행사
연예인 성격인지 너무 즐거웠다 ㅎ 주인공 최고
회사 : 선임 진급

수많은 탈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서 진급을 하는 날이 기어이 왔다
비통한 마음으로 기록하는 내용
비통한 이유는 두 가지다
1. 이 회사를 5년씩이나 다님
2. 이젠 향후 커리어를 이 이력 기반으로 펼쳐야 함
아무짝에 쓰지 못하는 물경력도 속상하지만
뭔가를 열심히 잘하는 방법을 잊어, 아니 잃어버린 게 더 속상하다
5년 동안 그냥 흘러가는 대로, 큰 욕심과 노력없이 일하다보니
진짜 뭔가 잘해내고 싶은 일이 생긴다 해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거 같다
잘하려고 고민하고 집요하게 노력하는 거 어떻게 했었더라
오히려 퇴화해버린 나
그래서 요즘 생각은,
내 인생에서 커리어가 제일 중요하다고, 성공이 목표라 생각하지만
당장 지켜야하는, 포기한다 말할 만한 커리어가 있나
나는 무엇을 지켜내고 싶어하는 걸까
내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냥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욕심껏 일하다 보면
새로운 방향의 가능성이 열릴까?
2026년에도 여전히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의 시작조차 못한다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거 같다.
내가 그토록 부르짖던 커리어가 실재하는 건지.
건강 : 부비동염 만성 확정
작년 7월, 서른살에 고장난 나의 부비동
그리고 연말마다 고장나는 만성염이 된 듯 하다
2년 연속 25~27일 쯤에 앓아누움
한 두군데씩 고장나기 시작한다는 삼십대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GG친 부비동
이제 그만 아프고 싶은데 건강관리 좀 해야하는 걸지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쨌건 마무리 되고 있는 2025 리뷰
2026년에는 진짜 목표를 좀 만들어야지!
삶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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