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일기 19

220605: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지는가

희망과 절망의 5월 꿈과 현실의 간격은 여전히 아득하다 붙으면 어딜 갈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할 만큼 (나름) 마음에 들었던 두 회사에 결국 탈락하고 (아직 하나는 결과가 안 나왔지만 내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 없지) 역시나 붙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는걸, 김칫국만 한통을 통째로 마셨다 실낱같은 끈을 부여잡고 꾸역꾸역 버텨내던 회사 업무에 결국 핀트가 나가버린 요즈음 아직 하반기가 있잖아,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하반기를 시작하려니 그 불확실함에 벌써부터 지치고 지친다. 이상하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심장이 두근대던 그날 오후, 인적성 탈락을 확인했다. 이제는 내 몸이 먼저 아는 전형 결과 발표날 집에 오는 버스에서 괜시리 눈물이 났다. 이노베이션 떨어졌을 때도 울지는 않았던 기억인데 (아닐 수도) 포기..

2022 2022.06.05

220508: 저는 어엿한 으른입니다

생일달, 4월 이번 생일은 나 으른! 직장인! 느낌 남자친구 덕분에 한강뷰 레스토랑에서 스테끼도 먹어보고, 아직(?) 사지 못했지만 샤넬 오픈런도 해보고, (못 살 거 같다.. 부지런함만으로 구할 수 없는 게 샤넬이라는 걸 깨닫고 둘 다 의욕상실..) (심지어 중간에 다른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어느새 잊혀버린 내 생일선물...☆) 직장인!이라 느끼기엔 내 돈이 아니지만ㅎ 이런 걸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그런 느낌? 어색하면서도 좋고, 새삼스럽기도 하고. 오묘하다. 잊지 않고 축하해준 모든 사람이 고맙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듦을 보면서, 내가 챙기지 못했던 인연들이 점점 희미해져간다는 게 느껴진 이번 생일. 이런저런 핑계로 멀어졌던 사람들과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겠지. 주위 ..

2022 2022.05.08

220403: 굳이?

오미크론에 걸리고, 2키로가 빠졌다. 사실 오미크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헬스장에 가서 몸무게를 쟀더니 그렇더라. 움직이지도 않고 먹기만 했는데.. 근육이 빠진 게 분명해.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와 우리집에 피신왔던 남자친구가 결국 확진자..! 실평수 7평의 조그마한 원룸에서 하루종일 붙어있었던 나도 당연히 확진자..!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서 무려 17일 동안 남자친구와 우리집에서 함께 지냈다. 기타 데이트 날짜까지 더하면, 3월 한달 중 22일을 남자친구와 함께했다. 이정도면 사실상 가족.. 누군가와 같이 지내다보니까,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잘 하지 않아서인지, 이번달은 크게 우울하지 않았다. (주로 혼자 있으면 땅굴을 파는 편) 정신건강에는 좋았던 이번 달. 회사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생..

2022 2022.04.04

220301: 하긴 했는데,

장족의 발전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도 뭔가 하긴 했던 2월. 일단 했다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할지, 결국 해내지는 못했다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할지. 하나 쓴 서류가 붙었지만 결국 적성 탈, 자격증 시험을 보긴 봤지만 점수 미달. 그래도, 닥치면 했던 예에전. 닥쳐도 안했던 예전. 이번달은 닥쳐서 하긴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에 중점을 두기에는 어쨌든 놓쳐버린 기회가 아쉬운 걸. 자격증 시험에 관해선 남자친구의 도움이 크다. 가까스로 추가접수 기간에 시험 접수에 성공했지만, 그만큼 미뤄진 공부 일정에 중간에 덜컥 서류에 붙어서 과제도 제출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시험일에 가까워져서는 윤곽이 보이고 확신이 들었다. 한 번도 합격선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모의고사 점수. 아, 나, 이번에도 떨어지겠구나. 떨어질..

2022 2022.03.03

220206: 잘 쉬었다

자의 반, 타의 반, 잘 쉬었다. 체계화 되지 않은 혼돈 속에서 능동성을 버린다면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구나, 깨달은 직장인 1월. 이래서 회사에서는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주인의식 있는 능동적인 사람을 뽑으려고 했나봐.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일은 동기부여일텐데, 참 쉽지 않은 일. 새해 목표를 이렇게도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지냈던 1월이 있었나, 싶다. 그 이유는, 10여 개나 되는(많은) 세부 목표까지 정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랄까. 작년엔 목표는 많았지만 사실상 취업이라는 압도적인 목표를 좇느라, 나머지는 거의 잊어버렸고 그 전엔 최대 3가지의 큰 목표들만 정했었던 거 같아 굳이 체크까지 할 필요 없었던 거 같아. 많은 목표들 사이에서도 관계성과 우선순위를 찾다보면 자연스레 무엇부터 ..

2022 2022.02.07

211114: 돌아가지 않고, 새로이

한참 즐겁게 바쁘던 시절 친하던 지인과의 연락에, 요즘도 당연히 멋있게 바쁠 거라는 말에, 또 다시 요즈음 나에게 익숙한 실망. 예전 그 언젠가처럼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는 말도 이젠 몇 년째인지. 무언가를 치열히 해대던 때가 있었는지도 이젠 아득해. 이젠 기억도 안 나는 예전을 그리워하며, 아쉬워하며, 나 자신에 매번 실망하기보단 한심한 나를 인정하고, 되고 싶은 새로운 내 자신을 그리고, 하나하나 차근히 시작해나가는 게 더 빠를 거 같아. 성취를 위한 재활훈련. 그러려면 희망이,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무엇을 목표로, 무엇을 희망으로 잡아야하는 걸까. 해야 하는 것들을 바쁘게 채워나가다보면 원하는 내 모습에 도달할 수 있는 걸까. 이상과 현실의 그 아득한 간격이 매 순간 와닿는데. 그 간격을 메워..

2021 2021.11.14

210912: 낯설어

낯설어. 낯설어 너무나도, 내가. 내 자신이 너무 낯설다.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가 한 번도 이런 사람이었던 적 없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런 순간들을 애써 일부러 지워갔기에 기억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몸은 편하지만 정신은 썩어문들어짐의 절정인 요즈음. 취준 중일 때와는 다른 의미로 정신이 상해간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가고, 그것에 애써 적응하고 받아들여갔던 예전과 달리 포기와 수용이라는 단어도 무색할 정도로 무념무상으로 시간을 보낸다. 편안한 마음을 위해선 이정도로는 사고를 멈춰야 하는 것인가. 쉼이라는 단어를 위해 멈춰야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게 살아가서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약간의 안정과, 그보다 많은 애정과, 살짝 부족한 평화. 그것으로 나는 만족하는 사람이었던가. 변..

2021 2021.09.12

210802: 일단 움직여보자

그려려고 한 건 아니지만 한 달만에 쓰게 되는 일기. 사실 일상 속에서 생각을 점검하고 정리하고 싶을 때 쓰지만, 별 느낌이 오지 않더라도 최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쓰자고 마음먹었기에, 오늘 글을 쓴다. 지난 글을 쓸 때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 아니 미묘하게 다른 사람. 사실 지금 꼭 필요한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해야겠어서, 그러면 좋을 거 같아서. 멈춰있던 내 시간과 생각에 기름칠을 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도 순조로이 진행 중이고 올해 최대 목표인 이직,을 위한 소리없는 발버둥 또한 결과와 별개로 어쨌든 간간히 진행 중이다. 일단 움직여보자, 라는 마음으로 행동을 시작하는 요즘. 생각에 머무는 것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는 건 이미 통감했으니. 지난 오랜 취준기간이 가져다 준 유일한 장..

2021 2021.08.02

210704: 시간삭제_왜?

시간이 삭제된다. 그리 바쁘게도, 그리 치열히도 살지 않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시간이, 하루가 금세 지나가 사라져버린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눈앞에 닥친, 혹은 다가올 무언가에 급급히 시달리다가 그래도 칼퇴 비스무리하게 일찍이 퇴근하면 날이 아직 밝다. 제 2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간과 하늘, 하지만 막상 하는 것 없이 집에 들어와 수면시간만 착실히 늘려가는 요즈음 주말은 느긋이 사랑하다가 사라져버린다. 내 첫 연애가 이러했다면 지금의 나는 다른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어찌보면 크게 다른 게 없는 것 같다고 결론짓다가도 큰 기복 없이 여유로운, 안정적인 관계가 주는 편안한 마음의 소중함을 아로새긴다. 나의 바램들을 전하는 방법은 차차 정해가는 걸로. 굉장히 별 거 하지 않는데 시간이 사라..

2021 2021.07.04
반응형